문재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고인에게 ‘무궁화훈장’을 추서했다. 무궁화훈장은 국민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국민훈장(무궁화·모란·동백·목련·석류 순) 1등급으로, 노동계 인사가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.
추서식은 열사의 50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됐다. 문 대통령은 전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·전태리 씨와 전순옥 전 국회의원에게 훈장과 부장, 꽃다발을 전했다. 꽃다발은 추모의 마음을 담은 국화와 ‘영원한 기억’을 의미하는 노단세로 만들어졌다.
훈장은 13일 추도식에서 마석 모란공원의 묘역에 헌정한 뒤 기념관에 보관·전시될 예정이다.
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고 이소선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 회장(열사 어머니)을 비롯한 가족들이 50년 동안 열사의 뜻을 이어 노동자 권익을 지키고자 헌신하고 노력한 데 감사를 표했다. 50주기 범국민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호 재단 이사장에게는 ‘상생과 연대를 실천한 열사의 삶을 노동존중사회 실현으로 함께 이어가자’고 당부했다.
훈장 추서식에서 유가족에게 무궁화장 훈장증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.
추천사유로 이들은 “노동자가 소득 상위 10%의 중심부 노동과 하위 50% 주변부 노동으로 극심하게 분단된 현 상황에서 ‘풀빵 정신’은 노동자와 사회의 연대를 일깨우는 등불이 되고 있다”며 “기업주와 노동자가 동등하게 대우받는 전태일의 태일피복 모범업체 정신은 노사 상생을 통한 노동존중사회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”이라고 밝힌 바 있다.
행사 장소에는 재단이 제공한 전태일 평전 초판본(원제 ‘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’)과 열사가 1969년 겨울부터 1970년 봄까지 작성한 모범업체 사업계획서 사본이 전시됐다. 추서식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열사의 가족·친구들은 관련 자료들을 함께 둘러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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